스포티한 엔트리 BMW 528i se 시승기
BMW가 추구하는 가치를 흔히들 ‘달리는 즐거움(Sheer driving pleasure)’이라고 일컸는데, 5시리즈는 BMW가 지향하는 방향성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라인업이다. ‘달리는 즐거움’이란 무식하게 달리기만 잘하고 힘만 넘쳐나는 질주마란 뜻이 아니다. ‘잘 달리고(running)’, ‘잘 서며(braking)’, ‘잘 도는(turning)’ 주행의 3 요소 모두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는 의미다.
사이즈와 파워가 약간은 모자란 느낌이 드는 3시리즈나, 중후하고 육중한 무게감이 지나쳐 과묵해 보이기까지 하는 7시리즈에 비해, 모자라지도 지나치지도 않는 적당한 포지션으로 적어도 한국에서는 가장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에 시승한 BMW 528i SE 는 528i와는 일란성 쌍둥이에 가깝지만 기질 자체가 좀 더 스포티 하게 바뀐점이 가장 큰 변화다.
실제 시승에서 이 차가 주는 감흥은 그렇게 크지가 않았다. 이전의 528i와 비교해서 눈으로 드러나는 변화의 폭이 적기도 하거니와, 시승전 BMW 라고 하는 럭셔리카에 거는 기대가 지나치게 앞섰기 때문이다.

Exterior
배기량(3000cc)만 놓고 봤을때 국내에서는 분명 대형차의 부류에 속하지만, 이정도 크기의 차체(전장/전폭/전고(mm) 4,841/1,846/1,468 )는 운전이나 주차시에 전반적으로 별 부담이 없는 사이즈다.
지금은 떠난 크리스 뱅글이 디자인을 맡고서부터 BMW의 전면이 젊잖고 깔끔한 이미지에서 다분히 날카롭고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기존의 5시리즈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크리스 뱅글이 주도한 반란은 혁신에 가까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요즘 그 당시의 반란이 잘못됐다고 태클을 거는 이도 거의 없고 뉴 제너레이션에 가장 적합한 BMW의 마스크로 이제는 자리 잡은 모습이다.
예전의 키드니 그릴이 직사각형에 가까운 스타일이라면, 최근에는 Z4에서 선보인 유선형 타입으로 변화를 줬다. 램프의 눈끝이 가늘고 길게 이어져 전면을 쳐다보는 누구라도 카리스마에 눌려 주눅들고 만다. 마치 먹이를 노리고 있는 독수리의 강렬한 눈빛과 흡사 닯았다.
은회색으로 드리워진 눈썹과 코로나 링은 BMW 528i SE 전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마지막 퍼즐이고 화룡점정이다.
기존 528i에 비해 휠이 18“로 인치업 되었고 타이어는 초광폭(245/40) 타이어다. 국산차든 수입차든 신차가 출시될 때 휠 사이즈가 전반적으로 커지는 추세인데, 이렇게 사이즈가 커지게 되면 주행 안정감이 향상되며 최고속도가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전면에 비해 측면은 그럭저럭 평범해 보이고, 반면 후면은 좀 심심한 느낌이다. 예전의 단조로운 램프에 비해 현재의 LED 테일램프가 디자인면에서 분명 나아지긴 했어도, Z4처럼 조금 더 가늘고 긴 스타일을 필자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다.
Interior
실내로 들어서면 센터 콘솔에 위치한 둥근 조그 다이얼 버튼 하나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BMW가 그토록 자랑하는 I-drive 다. 관심이 여기에 집중되다보니 에어컨 조절기능 같은 몇몇 기능만 남은 센터페시아가 상대적으로 허전해 보인다.
I-drive 란 다른 기능들을 통합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리모컨같은 컨트롤 타워다. BMW가 선도한 이 기술은 다른 수입명차들이 벤치마킹해 제각각의 이름으로 뽐내고 있다. 신기술을 잘 쏟아내지 못한는 국산차와 달리, BMW 의 선구자적 기술 리더쉽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다른차에서는 아직 보편화 되지 않아 일반인이 접하기 힘든 BMW의 많은 전자 장비들 때문에 처음 사용할 때 User Interface가 생각보다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면이 없지 않다.
가격대가 고가인 수입차들 중에 기본 장착된 네비의 경우 맵이나 모니터 해상도가 실망 스러운 차들이 많은데, 528i SE 에는 한국형 네비가 탑재 돼 있다. 풀 HD급 해상도를 자랑하는 모니터 화질은 드라이빙의 즐거움과 더불어 시각의 만족감을 한껏 높여준다. I-drive로 조작이 가능해서 그런지 터치스크린이 아닌점은 한편으로 아쉽다.
예전에는 국내의 전파법 규제로 인해 적용되지 못했던 전면 유리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항공기를 조종하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든다. 전면 유리에 차의 속도와 기본적인 차량 정보를 표시해 주는 기능이다. 디스플레이 되는 부분이 고정돼 있어서 상하 위치조절이 된다면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안전벨트가 아주 부드럽게 당겨지고 위급한 상황에서 급 브레이크를 밟으면 몸을 강하게 감싸 탑승자를 보호한다.
전동시트는 여러모로 굉장히 편하고 , 천연 가죽시트는 두께가 얇으면서도 질감이 매우 아주 부드럽다.
뒷좌석 공간과 천장은 생각만큼 여유롭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데, 5시리즈의 포지션이 뒷좌석 탑승자를 배려하는 컨셉이라기 보다는 운전자 자신만을 위한 오너형 차량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Powertrain / 달리기 성능
대부분의 스포츠카나 고급차에서 사용하는 후륜구동방식을 택했고, 이는 승차감을 높이고 균형있는 무게 배분으로 스포티한 달리기에 도움을 준다.
시동을 켠 상태의 엔진음은 도요타 렉스서 차량에서 느껴지는 무소음의 느낌이라기 보다 자신만의 고유한 주파수를 가진 소리로 숨을 쉰다.
출발시 핸들링은 약간 신경 쓰일 정도로 무겁게 느껴지다가, 차가 저속으로라도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내 부드럽게 변한다.
가속력은 액셀을 밟는데로 망설임 없이 치고 나간다. 노면을 딱히 가리지 않는 승차감은 서스펜션이 딱딱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무너뜨렸고, 시속 100km 정도의 속도 까지는 거의 한결같다. 부드러운 주행 승차감 중에도 속력이 높아짐에 따라 타이어 마찰음은 심심찮게 올라온다.
변속기의 충격은 사람의 육감으로서는 거의 느낄 수 없을 만큼 억제되어 있고, 속도를 게의치 않는 제동능력은 왜 BMW 를 당대 최고의 차로 꼽는지 알수 있다.
토크가 전영역에서 골고루 살아 있는 느낌을 주지만, 120km를 넘어가자 조금전까지 보여왔던 여유가 어디론가 사라진다. 보다 다이내믹하고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수동모드의 활용은 필수적으로 보인다.
카다로그에는 나오지 않지만 528i SE 에서 빠뜨릴 수 없는 마지막 옵션이 하나 있다. 바로 엔진의 사운드다. 가속시 뿜어져 나오는 하이톤의 엔진음은 BMW 매니아들에겐 심금을 울리는 천상의 목소리다. 소음을 없애 정숙성을 최고로 치는 일본의 렉스서와 달리, BMW는 사운드 튜닝을 담당하는 엔지니어가 따로 있을 정도로 소리에 많은 공을 들인다. 걸러내지 못한 엔진 소음과 달리 BMW 엔지니어들은 청각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일부러 그 차에 어울리는 의도된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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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제동성능과 더불어 초광폭 런플랫 타이어(245/40) 채택으로 곡률이 있는 코너링에서 느끼는 플랫감도 기대 이상이다.
시승을 마치며
벤츠 아우디와 더불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인 BMW는 대량으로 차를 찍어내는 양산 메이커가 아닌 럭셔리 브랜드다. BMW 같은 명차와 장인은 공통점이 있다. 고집이 무진장 세다는 점이다. 남이 시도하지 않는 신기술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조금이라도 미흡하다 싶으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
528i SE 로 다시 돌아온 이 차는 BMW의 최고급 모델은 아니지만 늘 거품논란에 휩싸이는 다른 수입차들과 달리 성능대비 나름 합리적인 가격(6730만원)으로 소비자의 러브콜을 기다리고 있다. 운전자에게 달리는 즐거움을 주고자 하는 철학이 분명하고 기본이 충실한 이차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수입차 판매 1위를 유지할지 지켜볼 일이다.
1. 승차감 ★★★★★ ( 타이어 마찰음이 들리는점은 아쉽다 )
2. 핸들링 ★★★★☆
3. 가속력 ★★★★★
4. 코너링 ★★★★☆
5. 브레이크성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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