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차 사운드와 대강만든 차의 소리 차이
필자가 90년대 중반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 하자마자 그 당시 붐이 일기 시작한 오토바이를 산 적이 있었다. 기숙사에서 강의실까지 멀기도 했고, 꿩대신 닭이라고 차살돈은 없으니 그냥 오토바이를 카드로 질러 버렸다. 뽈뽈이(스쿠터)도 아닌 125cc 중고 오토바이는 그 당시 학생신분이었던 내 처지에는 감지덕지 한 보물이었다.
이 녀석을 타고 여름 방학 때 포항에서 청송에 있는 주왕산으로 친구 몇명이서 오토바이 투어링을 갔었는데 그때의 신선했던 추억을 잊을수가 없다.
할리 데이비슨, 혼다 쉐도우, 야마하 비라고 같은 수입 오토바이 무리들이 빨빨 거리며 달려가는 우리뒤를 굉장한 굉음을 내면서 힘차게 치고 나가는 것이 아닌가. 사실 속도에 주눅들기 보다는 머플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엔진음에 그만 기가 눌려 버린 것이다.
요즘도 길거리에서 리드미컬하게 울려 퍼지는 오토바이나 스포츠카의 엔진음을 들으면 어릴때 소독차에 빨려 들어가듯 그 광경을 몇초간 계속 쳐다 보곤 한다.
여자들과 달리 남자들은 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으로만 여기지 않는다. 이동을 하면서도 귀가 즐겁고 기쁘게 해 주는 차를 원한다. 잡음을 내면서 목적지 까지 장거리를 간다고 생각하면 실제로 피로감이 높아지고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어차피 가는 길 즐거운 여행이 되어야 할터…
그래서 자동차든 오토바이든 듣기 좋은 소리가 중요하다. 혹시 소음과 소리의 차이점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소리(sound)는 귀에 들리는 것을 말하고 소음(noise)은 듣기 싫은 소리를 말한다. 질주본능의 스포츠카에서 소리를 죽여버린다든지, 고급 세단에서 앙칼진 소음을 방치 한다든지 하게 되면 정말로 개념없이 차를 만드는 꼴이다.
최근에 출시되는 국산 고급차와 수입 자동차들을 보면 동력 성능도 많이 향상 됐지만 감성을 높이고자 무진장 노력한다. 자동차 메이커에서는 이런 감성을 이용해 소비자들에게 차를 더 많이 팔려고 애쓴다. 감성공학, 감성지수,감성만족 같은 용어들을 차에다 접목시켜 눈에 보이지 않는 감성품질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흔히 자동차는 소리로 시작해 소리로 끝난다. 시동을 걸면 엔진은 고유의 소리를 내며 돌기 시작한다. 12기통 엔진, 6기통 엔진, 4기통 엔진의 소리는 분명 다르다. 대체로 기통수가 많은 엔진 소리는 듣기좋은 사운드에 가깝고, 엉성하게 만든 4기통 엔진 소리는 소음에 가깝다.
차는 고속으로 달릴 때 더 심하게 소리가 난다. 공기저항으로 발생하는 ‘풍절음’이라고 하는데 속도가 빨라질수록 풍절음도 커진다. 차체 바디 디자인을 어떻게 설계 하느냐에 따라 이 역시 소음이 될 수도, 소리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소리 말고도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소리가 있다. 차에서 쏟아지는 이런 다양한 소리들을 잘 만들면 오케스트라의 협주만큼이나 훌륭한 소리가 되지만, 별다른 관리없이 흘려 보내게 되면 그야말로 소음공해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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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을 소리로 만드는 기술은 오래 전부터 연구되어 왔다. 그중에서도 일본 메이커는 소음을 없애는 기술이 탁월하다. 1980년대 닛산은 능동소음제어 기술이란걸 선보였고, 혼다는 레전드와 어코드 등에 이 기술을 써 차를 만들고 있다. 차에서 소리가 나면 다른 소리를 만들어 잡음을 제거하는 원리다. 쉽게 말해 맞불을 놓아 다른 소리를 중화 시켜 버리는 작전이다.
BMW, 아우디, 포르쉐 등은 주행소음 자체를 특화해 고유한 소리로 만들기도 한다. 정숙성의 대명사 롤스로이스의 팬텀이나 도요타 렉스서 LS460은 사운드 창출보다는 소음차단을 통한 정숙성에 굉장히 심혈을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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